소변 출구와
또다른 모양의 소변 출구가 만나
이토록 대변 같은 세상에 불쑥 던져졌고
살아달라고 누군가 애원하지 않았는데도
그럭저럭 살고 있거덩.
고아라는 외로운 단어가 이리도 친숙해지는 건지, 나는 몰라.
완벽함 보단 어설픈 게 사랑스러워.
프로는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아.
아마추어는 민망해서라도 웃고, 잘 안 돼서 막 울어.
아마추어 같이 어설픈 세상인데
사짜 기질로 프로인 듯 완벽함을 갖추려 하니
지진이 나고, 홍수가 나.
징그러운 건 징그러운 게 아니고
더러운 건 더러운 게 아닌데
그냥 내가 학습한 결과가 그거라서
징그럽다는 걸 느끼고 더럽다는 걸 느끼고 있다.
콧털은 원래 자라는 거고 입냄새도 원래 나는 거고
나이도 원래 먹는 거다.
안 되는 걸 아는데 뭔가 막 해보려는 놈들.
되는 걸 아는데 막 빼려는 놈들.
사람은 모기가 아니야.
사실 용기를 안 내는 것도 용기야.
조상님들의 소변출구 계보를 면밀히 살펴보면
나라는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지금보다는 더욱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겠지. 암.
가족은 피로 이어져있을 때보다
돈으로 이어져있을 때 더 끈끈해진다.
나는 어설픈 놈이다.
아니 그럴 수가 없다.
선의에서 풍기는 구린 배수구 냄새.
다 좋다고 말할라 치면 그냥 죽어버리자.
사람은 싫어하는 게 없을 수가 없다.
다 사랑하려 들면 사랑이 죽는다.
다 존경하면 존경이 어딨나.
다 명예로우면 하수구 명예다.
희소성.
그래.
어설픈 고아의 소변출구와
다른 어설픈 고아의 소변출구가
서로 뽀뽀하며 태어난
어설픈 고아는 일찌감치 이 대변 같은 세상이
아마추어면서 프로인 척하는 병신 놈이라는 걸 알아채어서
웃고 싶을 때 웃을 수 있고
울고 싶을 때 울게 되었던 것이다.
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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