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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되는 글쓰기 페이지

갱신 되는 글쓰기 페이지) 2026, 9월

-26,09,07
 
1)
듣고 있는 음악은, 없다. 없지만, 없지만서도 
베란다 통창을 열어두었기에 9월의 풀벌레 소리가 엇박자로 울리고 
반려식물들의 공기 순환을 위한 써큘레이터가 지속적으로 쌩쌩인다. 
음악이란 걸 넓게 바라보며, 줌아웃 해보자. 나는 음악을 듣고 있기도 하다.
 
2)
건반 연주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497,000원의 미디 컨트롤러를 집에 들인 게 낭비가 아니게 되어 다행이다.
 
3)
문학 음악 미술을 막론하여 더 이상의 좋은 작품은 이 세상에 내놓지 말자. 
그냥 그렇게 잘 살 수 있었던 사람의 일상에 꿈이라는 저주를 주사하기 때문이다.
 
2-1)
오십만 원에 육박하는 61건반을 집에 들여놓고도 
몇 달간 이놈에게 재미를 붙이지 못 했었다.
피아노 연주라는 방대한 세계. 그 세계는 또 얼마나 막막할지 감당이 안 되어
흐린눈 하고 있었는데. 그때 내 원룸에 분명히도 자리 잡은 이 건반이란 놈이 어찌나 존재감을 뿜어대던지.
이봐, 나 안 칠 거야? 병신 같군. 하고 늘 나를 조롱하는 듯하였다.
 
4)
너 아니면 아무도 못 쓸 글을 쓰라는 조언을 할 때에는
필히 이 말 또한 겸하여야 한다.
그래서 너가 개 같은 인간이면 안 돼.
 

집앞 CU편의점 주인장이 키우는 워터코인.

 
-26,09,14

 
5)
배달 알바를 하다가 구축 아파트에 입성하면 나의 LH주공아파트가 회상되며 친근하고 아련해진다.
 
5-1)
반신이 중풍이란 병에 휩싸여 내내 쇼파 지정석에 앉아 바둑프로그램을 시청하던 할아버지.
주방을 수호하듯 늘 마늘을 빻고 김치찌개를 끓이던 할머니와.
골프장 캐디 근무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하여 새벽 5시, 현관문을 끼익 열었던 엄마.
그리고 친형과 만지던 유희왕 카드. 우리는 이럴 줄도 모르고. 이럴 줄도 모르고.
 
7)
우리 할머니는 늙으면 죽어야지, 죽어야지 입에 달고 살았다. 
일상에서 접하는 노인들에게서도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다 늙었는데. 늙은이가 뭘 안다고. 늙어서 뭘 해. 
같은 말을 하게 만드는 건 누구일까.
 
8)
싫어할 걸 정확히 싫어해야 좋아할 걸 정확히 좋아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