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용인의 66-4번 버스에 탑승해 있다.
오른쪽 맨 앞 창가 자리에 앉았다.
언덕 위 개나리를 가죽 케이스 덮인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던 어느 할머니를 보았다.
버스기사 아저씨는 삭발을 하셨네.
오늘은 장훈이가 출연하는 공연 보러 가는 날.
서울예술대학교라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잠을 세 시간밖에 못 잤다. 피곤하다.
그러나 챙겨 마땅한 사람의 공연은 보러 가야 하지.
세 시 공연 보기 전에 나연 씨를 만나 밥을 먹기로 했다.
학교 가서 만날 사람 없으면 좀체 외로운데, 다행이다.
내가 외로움을 잘 타는 걸까, 아님 그저 인간에게 부여된 기본 설정값의 외로움을 마냥 느끼는 걸까.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라는 제목의 공연인데, 첨 들어본다.
아동청소년극이란다. 아청극 관람도 처음이다. 여하간 처음 접하는 게 많은 하루일 테다. 소중하게 여기자.
버스를 내려야 한다. 잠깐 멈춘다.
용인의 기흥역이다.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공짜 공연은 꽃을 사야 마땅한 날이다.
공짜 공연도 꽃 값은 해야 하는 걸까?
내 글은 내가 제일 많이 읽는다.
김우근의 대화수집 시리즈가 꽤 재밌었다. 다시 연재해 봐야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수준이 내가 만드는 것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 같다.
로버트맥키 선생님이 격이 있는 취향과 게으르지 않은 판단력이 시나리오의 수준을 결정짓는다 말씀하셨다.
격과 태를 갖추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전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6월 11일 날 형석이 형이랑 예은이랑 내가 좋아하는 대학과 연극이란 공연을 보러 가기로 했다.
영화 오아시스를 조만간 한 번 더 봐야지. 아주 편견을 개박살 내주는 혁신적 영화다.
나는 서울예술대학교 면접 보러 가는 날 교통사고가 났다.
그 탓에 합격했음에도 불구, 지옥의 1학년 1학기를 보냈다.
학교 희곡수업에서 어떤 학우가 극작과 실기 시험에 지각할 뻔한 에피소드를 써냈었는데, 속으로 비웃었다. 건방지게 뭘 비웃었냐만은.
허리 예쁜 허리케인.
처음,은 나중,이란 것에 영향 끼치기 마련이다.
나의 첫경험이 생각난다.
고작 중학생이었다. 건강하다고 불릴만한 현장도 아니었다.
지하철이 왔다. 앉을자리가 있을까?
ㅅㅂ. 없다.
개빡치네
수원역서 사람들이 많이 내릴 거다. 기다리자
내리실 문은 왼쪽이라고 구라 치지 마라.
내 앞에 앉은 여자는 한껏 꾸민 거 보니 수원역에서 내릴 예정인 것 같다. 기다리자
이강백 선생님의 이쪽과 저쪽이란 희곡을 읽어보면 집단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 체감할 수 있다.
마냥 걷는 여행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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