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bert: 4 Impromptus, Op. 90, D. 899 - No. 3 in G-Flat Major: Andante (youtube.com)
-크리스마스. 데이트는 없다.
-함께 있지 못해도 괜찮다.
-생각을 해보자. 우리 집엔 괴물이 산다. 그 괴물은 자신이 탁월한 인간이 되기를 소망하는데 그게 맘처럼 되지 않아 소주를 달고 산다. 소주는 현실을 잊게 해주는 게 아니라 현실의 노이즈를 벗겨주어 더욱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에, 괴물은 소주만 마시면 소리를 지른다. 비명에 가까운 울음도 터뜨린다. 욕설이란 욕설은 다 써먹는다(좆같은, 씨발, 개새끼들). 행동의 인과성이 거세되어 어떤 돌발상황이 일어날지 몰라 나는 방구석에 맨 손톱만 물어뜯는다. 그러나 아침이 오면 괴물은 얌전해진다. 사람 좋은 웃음도 짓는다. 맛있는 김치찌개도 끓인다. 그래서 나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폭력이 구체성을 띄고 있는 집안에 살고 있다.
-나의 정서는 아사 직전이다.
-차라리 고아가 되어버렸음 하는 바람이 나에게는 있다.
-효의 미가 나의 마음에는 잠재되어있지 않다.
-부모자식도 결국엔 이익관계라는 틀 안에 산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고아가 되어버렸음 좋겠다.
-나는 건강하고 싶다. 해서 러닝을 뛰고 왔다.
-잘 살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열심히 살고 있다. 밍키에게 맹세를 한다.
-비겁한 세상은 이따금 사랑도 주기에.
-내가 러닝을 하는 호숫가 코스는 부근에 높은 성당이 뻗어 있다. 오늘은 일요일이었기에, 성당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줄줄이 목격했다. 성탄절이고, 눈이 오는 날이었다.
-오늘은 귀가를 해서, 운동을 하고, 영화를 본 다음, 책값을 책정하고, 블루투스 스피커의 음량을 최대치로 설정한 다음 신승훈 형님의 노래를 틀어놓고 자야겠다. 나는 괴물의 소리를 듣기 싫은 인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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