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귀찮음이 선두주자로 포즈를 잡는다.
쪼리슬리퍼를 끌고 알파문구점으로 포스트잇과 연필깎이를 사러 갔다 오며
열 개의 발가락이 꾹꾹 누르듯 아팠다(특히 약지발가락이). 겨울이란 걸 발가락으로 체감하게 되니
더욱 나가기가 싫어져서 괜히 핑곗거리를 찾아본다.
러닝 뛰는 게 새해다짐이 되는 게 싫어(새해 다짐은 구라의 속성을 지녔으니까)
12월 31일부터 본격적으로 러닝을 뛰었다. 그간 열심히 했어.
오늘은 좀 쉬어 볼까.
삼겹김치볶음을 조리하여 쏘주와 곁들이면 맛있을 것 같은데(CU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통통생우동면'과 함께).
유튜브의 쓸데없는 동영상들과 나란히
세상이란 걸 잠시 까먹는 시간이 좋아지는 건 분명 경계해야 하는데
중독이라면 중독일까. 요즘 도서관에 가면
게으름, 도파민, 중독 등에 관한 책이 베스트쎌라를 명목으로 눈 부시던데.
그런 걸 한번 읽어봐야 할까. 오전에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했어.
몇 번 구역질을 하느라 힘도 들었어. 오늘 6만 원이란 거금도 벌었어.
오늘이라고 칭하기 양심 찔리는 오늘 새벽에 영화 한 편도 봤고,
그러니까 결론은 러닝을 뛰러 나가자.
귀찮음이란 선두주자를 무엇보다 꼴등루저로 만들자. 뱃살의 감소를 이룩하여
나의 복부를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만들자구(박서준 형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