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이랑 뽀.
나, 애인과 같이 살고 있는 반려견 두 마리.
언제나 반려견을 다룰 땐
키운다는 관점이 아닌 같이 살고 있다고 명명하고 싶다.
내가 너희들에게 도움 주는 게 있는 것 만큼,
너네도 분명하게 도움 주고 있는 게 분명하니까.
우린 같이 사는 거다.
그러니 제공되는 사료나 물이나 장난감 같은 것을
어떤 보상이 아닌 등가교환의 식으로 정당한 마음으로 누리길.
그리고 너희 개 두 마리는
내가 침대에 누워 있거나, 방 의자에 앉아 있거나 할 시에는
한사코 가만 있다가 내가 기립하여 집안 어느 한 구석을
쏘다닐 때면 꼬리를 강릉시 대관령 양떼목장에 위치한 풍차 보다는 적확히 빠르게
회전하며 나의 발 뒷꿈치를 쫑쫑 따라다니는구나.
아까 전에도 내 몸이 저 방 침대에서 이 방 의자로 옮겨올 때
발발 거리며 쫓아오지 않았니.
늬들의 그런 추격에 이상하리 책임감이란 것을 지니게 된다.
나 혼자 움직일 때보다야, 그런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인지.
이 텅 빈 집에서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과
혼자가 아니니 뭘, 뭘 해야 하겠다는 사명감 같은 맛이 난다.
그리고
언제나 인류의 관점으로 어쩔 수도 없이 너네를 사육시키고
있다는 죄책감도 있다. 어쩔 수도 없이 우리는 너네를 가두었고,
다른 가능성이나 변화를 모색하지 못하게
감금시켜버려 미안하다. 꿈이랄 게 있다면
경제적 능력이 돼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강릉시 대관령 양떼 목장 같이 펼쳐진 잔디밭에
너희를 로스트해버릴 위험에 어느 정도 안전망을 구축한 뒤
뛰어 놀게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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