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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스트레칭

12월 2일의 뇌스트레칭

 

 

-얼른 장갑을 마련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자전거를 타며 한다. 털장갑도 좋지만 가죽장갑도 간지가 좀 나겠는데. 스마트폰 터치를 위해 검지와 엄지 부분 깨를 도려내야지. 나의 동네, 팔달구의 통닭거리는 7.2 강도의 지진이 한바탕 휩쓴 듯 도로가 울퉁불퉁하지만 평지가 많은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어 자전거 타기에 알맞다. 이곳의 교통질서 또한 엿이나 바꿔먹었기에 속칭 자라니가 되어 거침 없는 운전을 해도 양심의 가책을 덜 느끼게 되는 것도 좋다.

 

-형. 왜 우리 여자친구들은 다 헤어지면 우리를 차단하는 걸까.

사귄 게 뭐 별 거야. 그래도 한때 졸라 절친이었는데 같은 밥 먹고 같은 똥 싼 세월이 얼만데. 이렇게 한 순간에 끊어낼 수 있는 건가.

뭐. 아니 뭐. 섹스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 대화 한 번 그냥 해보고 싶지 않나. 잘 지내는지. 뭐하고 지내는지. 그런 거 안 궁금한가. 난 궁금해 미치겠는데. 다시 만나자 뭐 그런 게 아니라.

 

-나의 동네라 함은 일평생 용인시 동백동을 지칭했는데. 어느새 수원시 팔달구의 일대로 스며들듯 전환되었네. 이곳은 닭 튀긴 기름냄새가 진동이고 개성 죽여주는 노인들이 많아. 무엇보다 나의 집 주변에 학원 상가 같은 게 없어서 다행이다. 그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파릇파릇한 청소년들을 보면 나 빼고 돌아가고 있는 세상이 더욱 체감되거든.

 

-안전빵에 몰빵한 주토피아2.

 

-우리 교통현장단속반 사무실에는 우울증 앓는 공익이 있다. 구청에서, 이놈도 군복무를 시키긴 시켜야 하는데, 죈종일 고개만 푹 숙이고 있고 뭘 하고자 하는 의지도 바닥나 있으니, 어떻게 처리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우리 사무실로 던져놓은 것이다. 이 우울증 공익 친구가 현장 단속 일처리를 할 수 있을린 없으니, 공무원들은 이 친구를 청소나 하라며 휴게실에 짱박아 두었다. 이 친구는 늘상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을 하는데,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일기를 쓴다. 실례인 걸 알면서도 그 내용이 궁금하여 게눈으로 훔쳐보았던 적이 있다. 다 잘 될 거야. 오늘은 괜찮을 거야. 잘하고 있어. 마이크를 쥔 김제동이 떠들 법한 말들을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적고 있다. 이 친구와 친해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어제는. 채도 낮은 조명에 힙한 음악과 플랜테리어가 조화로운 Bar에서. 몸을 알맞게 감싸주는 쇼파에 앉아. 데이트 한 여자와 스킨쉽 하며 버드와이저를 마셔댔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설렘과 편안함이 오늘의 활기를 책임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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