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래지향적 인간이라면,
사랑은 안 하는 게 낫겠다.
사랑의 이면은 상처가 자리잡고 있어,
언젠가로 올 상처를 피하기 위해선 사랑을 안 하는 것이 낫겠다.
내가 미래지향적 인간이라면,
우정도 피하는 게 낫겠다.
우정의 이면은 상실이 자리잡고 있어,
언젠가로 올 상실을 피하기 위해선 우정을 피하는 게 낫겠다.
내가 미래지향적 인간이라면,
노력도 피하는 게 낫겠다.
노력의 이면은 실패가 자리잡고 있어,
언제가로 올 실패를 맞지않기 위해선 노력은 피하는 게 낫겠다.
물론, 물론, 물론
사랑도, 우정도, 노력도,
그 만큼의 보상도 따라올 확률이 분명히 있다.
사랑이 영원할 수도, 우정이 영원할 수도, 노력이 그 만큼의 충분한 보상을 치뤄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확률형 아이템 방식에 나의 인생을 맡기는 것이 얼마나 무식한가.
고작 확률이란 것에 나의 인생을 투자해야 하는 것인가.
이런 걸 생각하고자 한다면,
나는 미래지향적인간이 아니다.
언젠가 상처가, 상실이, 실패가 따라올 줄을 분명히 앎에도,
사랑을, 우정을,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
OO이를 만날 생각에 하루 7시간 30분 간의 지옥 같은 알바 시간을 버티고 있다.
이번 주 일요일, 그러니까 내일은 JB연기학원 학우들을 만나기로 했다.
나의 품에는 항상 로버트 맥키 선생님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서적이 들려 있다.
사랑도, 우정도, 노력도 나의 곁에 있다. 따라서 상처도, 상실도, 실패도 나의 곁에 있을 터인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미래지향적인간이 아니다.
나는 현재충실형인간이다.
현재의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한다. 현재의 나의 행동이, 미래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앎에도,
그냥, 그냥 하는 거다.
난 그렇게 바보가 아니란 말이다. FUCKING GOD놈 새끼야.
그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것이 혹여 부정적 결과를 낳을지라도,
현재에 충실하며 그냥, 그냥 하는 거다.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을 너에게 조롱이나 당하자고 삶을 연명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나에게 집중한다.
결과에 따라 오는 행복도,
상처도, 상실도, 실패도,
모두 나의 것들이다. 나의 발판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