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7일, 나는 사당역에 있었다.
소주잔을 들고 있었고, 진로를 마셨다.
오대민과 신재영 누나와 김동운 선생님과 함께 있었다.
나의 대학합격과, 오대민의 군제대라는 경사가 겹친 날이었다.
만족을 넘어선 축하를 받고 수줍게 진로를 마셨다. 1차는 신재영 누나가 추천한 오돌뼈집이었고, 2차는 즉흥적으로 찾아 들어간 사당역의 이름모를 포차였다.
잠깐 딴 얘기를 해야겠다.
각자의 다른 개인들도 그러하듯,
나또한 타임머신이 있었다면, 을 소망하고 있는 사람이다.
초등학교 5학년 쯤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을 소원하고 있는 사람이다.
돌연 기회만 온다면 떠나버리겠다는 듯,
과거를 노려보며 응시하고 있는 사람이다.
안타깝게도 흘리고 온 후회와 미련을 쓸어버리고 오겠다는 듯,
과거의 멱살을 쥐고있는 사람이다.
2022년 2월 27일을 다시금 서술해 본다.
나는 사당역에 있었고, 친구 오대민과 신재영 누나와 김동운 선생님과 함께 진로를 마셨다.
1차는 신재영 누나가 추천한 오돌뼈 집, 2차는 사당역의 이름모를 포차로 즉흥적으로 들어갔다.
즉흥적으로 들어간 이름모를 포차에서,
즉흥적으로 내가 항시 소망했던 소원의 문장을 떠올려 보았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를 떠올려 보았다.
이름모를 사당역의 포차에서 나는 행복했나 보다.
구태여 과거로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당도했으니 말이다.
이 정도의 값이라면 안타까운 과거의 미련과 후회들도 포용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순간이었다.
인생은 희비극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서,
몇 안 되는 희극의 순간이었다.
현재의 일상을 지속해도 마땅한 순간이었다.
과거의 멱살을 조금은 풀어주었고,
과거는 괜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