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게을리했던 자전거 타기는 막차 끊김으로 하여 부활하였다. 탄천 자전거 길은 개나리가 가득 피었더라.
풀숲으로 들어가 썬캡을 눌러쓰곤 나물채집을 하고 있는 노파들도 여럿 보인다.
아마, 허가받지 않은 지역이라 엄연한 불법채집일 테지만,
그녀들에게 딱딱한 법령을 적용시키는 건 이 얼마나 무의미한가.
풀벌레의 구애소리는 아련하고, 밤공기가 콧구멍으로 침투하면 시원함 보단 아득함이 차오른다.
고된 노동 후 자전거 페달을 밟는 나의 허벅지는 종종 쥐가 나 브레이크를 잡고,
근육이 땡겨 고통스런 와중에도 이 탄천 자전거길은 나 혼자뿐이 없다.
그래도 자전거를 타다.
몸의 노폐물을 땀이란 것으로 변모시켜 온몸이 흠뻑 젖고나면,
그제야 묵었던 온갖 바보같은 것들에 잠깐 환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잠깐 동안은 두통도 사라지고,
이 세상엔 땀에 젖은 나 혼자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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