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를 가기가 싫다.
-자가 최면의 방식으로 일을 즐겁게 하고자 노력하지만, 되려 이 현상을 포착하여 인정하게 되었다. 알바를 할 때 나는 괴로워진다.
-정해진 출근 시간과 정해진 업무와 정해진 표정은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한다.
-그래도 일터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여겨왔지만, 이 방구석에서도 음악은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돈은 안 나온다.
-알바 탓에 하고 싶은 것들을 무지막지 놓치고 있다. 이게 정말 좆같다.
-화도 늘었고, 짜증도 늘었다. 여자친구에게도 나도 모를 짜증을 몇 번 냈다. 경계해야 하겠다.
-좌익과 우익으로 불리기에 어쨌든 양쪽 진영이 한 국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일상의 공간에서 보수들을 만나면 나는 불쾌해진다.
-머리로는 존중을 하지만 가슴으론 안 되는 것이다. 이성과 계산이 이 지구의 전부라는 듯한 태도와 그것을 정답이라고 맹신하며 현인인 척 하는 뉘앙스는 당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냥 수긍하라는 듯한 태도도 정말로 맘에 들지 않는다.
-오늘의 뇌스트레칭을 마치고 나면, 나는 밍키를 산책시키고, 씻고, 버스를 타고 알바를 가겠지.
-알바로 하여 또 얼마나의 많은 관계를 놓쳐왔는가.
-그깟 알바 빼도 되지 않냐는 식의 발언으로 나는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아왔던가.
-메이저 연극이 아닌 이상 관객들은 무슨 봉사단이 된 것 같다.
-졸라 맛있는 음식이라고 광고를 떠벌려놓고 웨이팅 2시간이나 세워두면서, 특별할 것 없는 음식을 내놓는 것과 뭐가 다르지.
-연극을 보러오는 사람들 중 87%는 지인 봉사단이다.
-학교공연은 의리게임이다. 의리테스트이다.
-방학 동안 내 대본 하나는 썼다. 다행이다.
-나는 어찌 학교에 있을 때보다 이 방구석에서 더 많은 성장을 하는 것 같다.
-주말에 청주에 갔다 왔다. 퍽 재미있었다.
-겨울에 한 번 더 갔다와야지. 그때 쯤엔 알바가 필요 없었음 좋겠다.
-이 방구석을 더 믿도록 하자. 더욱이 믿도록 하자.
-학교는 나를 절대로 책임져주지 않는다. 졸업에 목을 메지 말자.
-진실, 인간, 감각, 꿈, 유머, 언어, 이중성, 완전함, 독창성, 아름다움, 자기자신.
-이 세상에 목을 멜 것은 이토록 많은 것이다.
-그런데 학교라는 곳은 이런 것들을 좀 더 제대로 들여다보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꿈을 꾸다라는 것의 꾸다는 빌린다는 뜻의 뉘앙스를 붙여도 자연스러워지는 것 같다.
-오늘의 뇌스트레칭은 내가 좀 보이는 듯하다.
-알바를 싫어하고, 보수를 싫어하고, 학교를 싫어하지만 좋아하기도 하고, 비관적이며,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다시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밀양에도 가보고 싶은데. 시골 촌구석의 어느 마을도 가보고 싶다.
-내일 아침엔 밍키를 데리고 집 근처의 절을 한 번 다녀와야 하겠다.
-불교에서는 화를 내는 것도, 화를 참는 것도 모두 화를 다스리는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화를 참다가 이만 내버리니, 아예 화를 다스리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백년 동안의 고독,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생애, 오리지널스,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 블랙 스완, 불교 입문서, 도쿄대학 불교학과.
-읽어야 하는 책들은 너무나 많은데.
-알바만 아니면 씨발 진짜 한 달 만에 다 처리해버릴 수도 있는데.
-그런데 알바를 가야 한다.
-보수 새끼들의 말처럼, 오늘은 수긍을 하고, 일단 알바를 가자. 참 보수같은 날이다. 뽀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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