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쓰고 싶은데, 부담감이 잇따르고 쓸 것이 정리가 안 될 때면
이 뇌스트레칭만 한 게 없다. 뇌스트레칭은 그래서 소중하다. 개발자인 스승님께 절을 한 번 올리며.
-나는 최근에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났다. 개강을 맞이했으니 당연하지.
-나는 사람을 싫어했던 게 아니라,
나를 미워했던 사람들과 나를 떠나갔던 사람들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나의 정서를 보호할 목적으로 사람을 싫어하는 성격을 인위적으로 구축해낸 후,
그들이 날 미워하고 그들이 날 떠나간 게 아니라,
나는 원래 사람을 싫어해서 내가 그들을 미워하고 내가 그들을 떠나간 거라고,
그렇게 위로를 삼고 싶었구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라는 인간의 인간관계의 명목이 안 세워졌었구나.
나는 나를 그렇게도 보호하고 싶었구나. 그렇게도 위로하고 싶었구나.
피해자들은 어쩌나.
나를 보호하려 형성해낸 방패로,
여러 사람을 후들겨 패 버렸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마저, 그토록 떠나보냈다. 아쉽다. 미안하다.
-그러나 나는 타인을 생각하는 것만큼 나라는 인간도 생각할 줄 안다.
아쉽고 미안하지만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다.
그때의 나라는 인간에게 부여된 설정값으로부터 철저하게 계산된 선택이었을 거다.
최선의 보수적인 선택이었을 거다.
그러니 나는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말자.
-나는 나를 이토록 모른다.
나를 잘 모르는데 타인을 잘 알 수 있을 리 없다.
그동안 너무나 쉽게 인간의 무한성을 재단해버리고
비관 깊지 않았었나. 너무나 우스운 꼴이 아닌가.
-김우근이란 고유명사는 어떻게 이 세상으로부터 유지될 수 있는가.
초라한 언어가 이 방대한 세상 속에서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무언가.
김우근이란 걸 불러주고, 기억해주는 사람들 때문이 아닌가.
타인들 덕분이 아닌가.
-이런 시기가 몇 번 있었다. 사람들을 아주 사랑하고자 하는 짝사랑 감정이 그동안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찾아온 그 짝사랑은 질이 다른 것 같아.
조금은 오래 유지될 것 같다.
-나는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도 존중하지만 싫어하고자 하는 마음도 존중할 수 있다.
언젠가로 또다시 미워지면, 실컷 미워할 테다.
마땅한 이유가 있을 거다. 나는 그렇게 바보가 아닐 거라 믿는다.
-실컷 미워할 시기가 있는 것처럼, 이번에는 실컷 사랑하는 시기를 보내는 거다.
-나는 유동적이라는 걸 인정하자. 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시간이란 놈부터가 지금도 변화하고 있는데
나라는 놈이 어떻게 안 변할까.
변화도 존중하자. 그 변화가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건 변화해야 했기에 변화한 것일 뿐이다.
-이 티스토리의 글을 잘 읽고 있다는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실컷 읽어주길 바랍니다.
가끔 중2병 같은 글이 올라오거늘,
그러려니 해주세요. 오늘처럼요.
-돌려준 책에 껴있던 편지도, 소주 7병도, 집 앞 CU의 빨간뚜껑을 첨가한 쏘맥도,
고기국수도, 충청북도 청주시도, 비 오던 학교도, 갑작스레 만난 초등학교 동창도.
-즐거웠다.
-그러기에 괴로웠다. 그리고 괴로웠기에 즐거웠다.
-기쁘니까 슬프지, 그게 극락이야.라고, 이강백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기쁘니까 슬프고, 슬프니까 기쁘다. 그래서 둘 다 마땅히 존중할 만한 거다.
-사람을 싫어한다고 지레 내 성격을 구축해버리지 말자.
싫어하는 면모도 내 것인 것처럼,
좋아하는 면모도 내 것이다.
-언젠가로는 또 미워하겠지. 싫어하겠지.
뭐 어쩌나.
과거의 결과물이자 미래의 사건이 내재된 상태인
현재는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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