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과 권태가 뒤섞인 지난 밤, 평소보다 더욱이 체감되는 중력으로 세상에게 압도당하여 잠도 이루지 못했다.
-내 무릎 위에 가만 앉아 나 밖에 없다는 듯 내 턱을 올려다 봐 줄 귀여운 말티즈가 필요한 건가.
-혼자인 시간을 극도로 무서워한다. 참 한심하게도.
헌팅포차의 여자들처럼 이성에게 관심을 받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여기던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그리 하기도 싫다.
세상사에 초점을 맞춘 자기관리는 얼마 안 가 지겨워진다.
나를 위한 자기관리, 그게 뭔지 생각해봐야겠다.
-위로하는 말들이 공허하게 여겨져도
그걸 좀체 믿으며 삶을 굴리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쿠팡의 세계와 플리마켓의 세계와 공장단기알바의 세계로
접속하는 게 아리애스터의 영화 급으로 무섭다.
오고 싶지 않았던 곳, 마주치지 않았으면 했던 사람,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을
9시간 동안 굴린다는 게 상상이 잘 안 간다.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만 다른 돌파구를 찾아보려 한다.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을 관람하고 나오자 기분이 상당히 좋아졌다.
생각을 해보자면
우선 실로 오랜만에, 혼자 영화관을 방문해서 영화를 관람하였다는 사실이
놀랍도록 홀가분하였다.
그리고 미키17이 펼치는 이야기가
내가 바라던 것들을 총집합 해놓아서, 내 가치관을 확신할 수 있어 좋았다.
-미키17을 관람하다 개빡친 윤석열 아저씨와 김건희 아줌마.
실실 웃는 이재명 아저씨와 조국 아저씨.
-조화롭고 싶다.
-나는 솔로의 영식이 힘내라.
미디어가 무엇인지 단 1초라도 고민해본 자는
그런 악플들을 달 수가 없다.
보여주는 것과 먹여주는 것에 환장만 할 수 있고
내가 뭘 보는지, 뭘 먹는지에 대한 생각은 개나 줘버린
아류 놈들이다.
-자존감이 얼마나 높으면
기생충이란 영화의 다음 작품으로
미키17 같은 걸 내놓을 수가 있지?
생각할수록 존경스럽다.
-글 쓰는 거 빼고는 죄다 부업으로 정산 처리한다.
진짜다. 진짜로 그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