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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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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은,
김우근인데, 김해 金, 벗 㕛, 뿌리 根자를 쓴다. 직역하면 벗을 뿌리처럼 깊게 사귀라는 의미 같은데, 음.
글로 돈 벌어 본 것이 무려 16만 원에 달하는 재벌가이다. 현재는
용인시의 어떤 고깃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고, 하루 평균 8시간을 이곳에 있는다. 일머리가 꽤 재빠르며,
알바 사장님들은 대부분 나를 좋아했다. 지금 있는 고깃집도, 말하자면 스카우트 제의를 통해 들어오게 되었다.
이토록, 고깃집 알바 스카우트 당한 것에 뿌듯함을 느끼는, 꽤나 소박한 인간이자 달리 말하면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인간이다.
안산에 위치한 전문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문예학부 극작전공이라는 곳에 다니고 있다. 이른 바 글 쓰는 것으로 밥 벌어먹겠다는 심산인데,
말은 바로 해야지. 나는 글 쓰는 사람은 아니다. 시나리오나 희곡의 형식 안에서 정교하게 짜인 상황들을 나열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다. 그게 초대박이 나서 전업작가로 살 수 있음 좋겠어.
그러나 나는 등단도 못 한 찌끄래기 나부랭이. 아, 나는 24살이고 2개월만 있으면 25살이 된다. 다행히도 스무살때부터 사귀어온 애인이 있고, 군대는 사회복무요원을 기다리는 중인데, 아마 내년돼야 갈 것 같아. 이번에는 갈 수 있었음 좋겠다.
사회복무요원제도는 국제노동기구(ILO)의 29호 협약(강제노동 금지)에 해당되어 대한민국은 타국으로부터 사회복무요원을 폐지하라는 권고를 받고 있는데, 이에 정부는 사회복무요원 또한 현역으로 입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는 선택권을 줬으니 문제가 아니다'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굉장하고 심대한 부조리를 느끼고 있으며 반대로 이러한 생각도 해본다. 고작 2년이란 시간의 가치로 '굉장하고 심대'라고 할 만큼의 부조리를 느끼고 있는데, 일평생을 개인의 가치를 묵살당하고 국가에 부조리한 희생을 하게 된 사람들은 얼마나. 으.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아빠가 없었고, 유년시절을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다가 중학생 때부터는 거의 방치된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성장과정을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에 대입하고 있고, 그 속의 기태라는 인물에게 정이 간다.
중학생 때부터 방치된 이유는 우리 할머니가 알츠하이머란 병에 지독히 시달렸기 때문이다.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오늘이 무슨 요일이고 지금이 몇 시이고 여기가 어디인지 묻곤 하였고, 아마 나의 정서에 장애가 생겼다면 이 시기가 문제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하늘에 계신 할머니를 그리워한다는 것이 참도 아이러니하다.
아, 그래서 우리 가족은 엄마, 친형, 나로 구성되어있고, 밍키라는 반려동물도 있다. 밍키는 요새에 눈이 점점 뿌얘지는데 볼 때마다 맘이 아파온다. LH주공아파트 24평 거주지에 나는 한 달 30만 원을 납부함으로써 나의 생활과 나의 일상을 나의 돈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도무지 이점이 없는 자족감을 얻곤 한다.
나는 야구를 했었다. 스뽀츠. 초등학교 4학년 때 용인역북초등학교에서 시작했는데, 죽마고우 강준호를 따라 청주내덕초등학교로 가 숙소생활을 하며 야구를 했다. 청주라는 도시는 용인보다 사회적 트렌드라던가, 인식이 한 발짝 느려 체벌을 무지하게도 당했다. 개패듯 팬다,라는 말을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강압적 무력 앞에 한 개인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도 배우게 된 것 같다.
지옥 같았던 야구 생활은 무릎 부상을 크게 당하고 그만뒀으며, 당시 한국 의학계에는 없는 기술을 외국에서 들여와 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에 우리집의 가세가 엄청나게 무너졌었다.
소주를 좋아한다. 처음처럼으로 먹는다. 그러나 요즘 들어 술먹은 다음 날의 우울을 구체적으로 학습하게 되었는지 잘 안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쩍 살이 찐 것도 있고 해서.
대한민국제20대대통령선거에선 기호 1번을 뽑았고,
중요한 건 그가 바이든이라고 했냐, 날리면이라고 했냐가 아니라, 고시원 단칸방의 미래가 뿌연 청년들과 몸의 기능저하로 자연재해 등의 사고에 미숙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는 노인들 내지는 약자들이다.
일주일 전부터인가, 대본을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마 신춘문예에 투고하게 될 것인데, 공모하고 나서는 깜깜 잊어버릴랜다.
책도 잘 안 읽고, 영화도 잘 보지 않는다. 요즈음은 학교 과제를 하거나, 한글파일을 켜놓고 습작을 구상하는 데에 알바 외 시간을 모조리 쓴다. 원래는 아예 시나리오로 전향을 하려고 했지만, 최근에 관극한 '대학과 연극'이란 공연이 나를 다시 연극하고 싶게 만들었고,
좋은 변화라고는 말 못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연극한다고 누가 그랬나. 다 옛날 얘기다. 돈 많은 사람이 연극을 해야 그럭저럭하는 세상이란 걸 1년 전에 인지하였고, 그 세상에 나를 대입시키기엔 무리였다. 나는 나를 후원해주는 사람도 없고, 지원해주는 사람도 없는, 말하자면 자본주의사회의 노숙자인데, 연극 같은 걸 해서 지옥을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마지막으로 희곡을 써보고, 당선이 되든 안 되든 연극행위에 눈도 안 돌리련다. 그러나 오늘 새벽
소설원작을 희곡으로 각색해보는 대학과제를 수행했는데, 0시부터 새벽 05시까지 시간가는 줄 몰랐다. 재밌었다. 젠장할.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 한때는 또 배우지망생이었다. 20살 때 나는 고3이었고, 연기입시를 했는데 솔직히 열심히 하지 않았다. 연기학원 친구 이태민과 강남의 삼거리포차와 클럽을 줄창 다녔으며, 내 인생 최고의 문란한 시기였던 것 같다. 당연히 모든 대학에서 떨어지고,
나는 혜화에서 공연을 한다는 한 아마추어 극단에 들어가 2년의 시간을 보내며 세 편의 공연을 올렸다. 그러나 저작권도 지키지 않은 공연이었다는 것을 꽤 늦게 알아차렸고, 나를 불법연극인으로 만든 그 극단이란 집단을 심히 혐오하고 있다. 당연히 나의 무지의 죄도 인지하고 있고, 어쨌든 이때의 경험으로 아마추어 연극인들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고딩 때는 놀랍게도 전교부회장과 방송부 기장이었으며, 직책에 맡지 않게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여자를 사귀어대는 탓에 욕을 줄창 먹었다.

이 정도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좀 보인다.
이만하면 됐다. 졸라 솔직했어, 오늘.
나도 나를 배우게 된다.

근데 아직 쓸 게 더 많이 남은 거 같은데!!!
알바를 가야 한다!!!! 후.
수정의 여지를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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