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을 뛰고 셀프 새치 염색을 하고 밥을 먹으려다가 말고, 책상 앞에 앉았다. 오후 6시다.
-포기 또한 선택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해낸 뒤 포기하는 것도 용기다.
-보증금을 구하기 위해 알바를 구하러 쏘다니고 있다. 싹싹하고 예의바른 청년의 탈을 쓰고는 예쁜 웃음도 지으며 면접을 본다.
-나에게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을 죄다 회피해버리고 싶은 맘. 대리인이 있다면 서류 뭉텅이를 다 내맡기고 싶은 맘.
-더워지지 마라. 제발. 여름아, 오지 마라. 난 네가 싫단 말이다.
-괜찮다는 말을 들으면 당최 뭐가 괜찮은지 따지고 싶은 맘을 거두고 그대로 괜찮아지자.
-셀프 새치염색 키트에 염색약이 몸에 묻는 걸 방지하기 위한 대 사이즈의 비닐을 제공해줬다만
몸에 묻으면 또 어때. 바스락바스락 시끄럽기만 하니까 자연스럽게 묻을 건 묻은 채 염색해냈다.
-이런 나의 예체능 활동을 멋있게 봐줄 이성이 아니면 정상적인 연애 활동은 종결 난 거라고 무환이형과 통화하며 말했다.
-서로의 실체를 아득바득 숨겨낸 채 사랑한다고 말하면 그게 또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어제는 보이즈어프레이드를 다시 한 번 보다가 잠들었다. 명백한 5점 영화다. 5점 만 점에.
-통제하지 못함의 공포가 내 삶 저변에도 깔려 있기 때문이다.
-챗지피티는 주인공이 될 수 없다. 라고 AI산업에 가방끈이 매우 짧은 내가 말했다.
-나는 극단적으로 소유욕이랄 게 없는데, 이게 내 기질은 아닌 것 같고 자연스레 이런 방향으로 흘러온 결과값인 것 같다.
-나는 몽클레어 패딩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맥북과 전기자전거를 가지고 싶다. 소유욕이 있다.
-일 시작하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 죄다 만나고, 월 350의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
-나트륨 과다의 제육볶음을 먹고 잤더니 얼굴 붓기가 상당하다.
-찬물 세수 말고는 내가 해낼 수 있는 게 없다. 사실 있겠지. 헌데 그 이상의 노력은 하기가 싫다. 난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독립을 한 거랑 독립을 당한 거랑은 적확한 차이가 있다. 독립을 해냈을 경우에는 그래도 한 번 쯤은 개 같이 망하여도 부모 찬스가 몇 번은 있어 정서적인 안정이 이루 말할 필요가 없고, 독립을 당한 거면, 그 반대겠지.
-나는 독립을 하는 걸까, 독립을 당하는 걸까.
인정하자. 나는 독립을 당한다. 주체성 획득이라는 보상이 따라오겠지. 그것에 일단 기쁨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