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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스트레칭

5월 28일

바다가 되고 싶어요

 

 

-요즈음은 ~낸다. 같은 표현을 많이 쓰는 것 같다. 기상하였다, 보단 기상해냈다,가 되는 것이다.

왜 그런고 하니, 작금의 나는 그게 뭐든 해낸다고 생각하고, 해냈다고 생각을 해버리는 것이다.

하나하나가 기적처럼 여겨진다. 태어난 건 강제였지만 살아가고 있는 건 분명히 주체적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하며 살 수도 있는 거였다. 그러나 계속 뭔가를 하면서, 그러니까 해내면서

살아내고 있다. 나는 살아낸다.

 

-일 12시간 30분의 알바를 하니 글 쓸 시간이 도저히 확보가 안 된다. 

그러나 휴일이란 게 또 있고 휴게시간이라는 게 또 있다. 티끌 만큼이라도 글 쓸 시간이 생성되는데

글 쓰러 가는 길이 너무 신난다. 이 스타벅스까지 오는 도보3분 거리에서도 춤을 출 뻔했다.

일하는 12시간 30분에서 나라는 사람은 없다.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릴 바에

그냥 나의 두뇌를 분실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아서 정말이지 아무 생각도 없이

거의 멍때리듯이 근무를 이행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처럼 휴게시간을 받아 스타벅스에 오는 길,

온갖 억압과 억압에 짓눌린 알바 행위의 노동자에서 김우근이란 사람으로 진화해버린다.

1분 1분이 가는 게 아까워 점심도 거르고 대신 카페라떼로 공복을 메우기로 했다.

일터에서 벗어나니 이제 좀 사람 같다. 스타벅스에 앉아 있자니 이제야 좀 사람 같다.

 

-바다가 되고 싶어요. 라는 노래. 너무 좋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가사의 풍경이 리얼로 펼쳐진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마시자는 노랫말이 제일로 맘에 든다.

 

-악을 만드는 건 악이 아니라 무지와 허세, 정의.

 

-아이스카페라떼. 시럽 반 펌프 정도는 괜찮잖아.

 

-나와 친해지려고 애써주는 알바생 친구 분들에게 너무나 고마움.

 

-안 궁금한 정보를 상대방이 열렬히 말할 때의 처세술을 삽니다.

 

-연애 행위는 살아 있는 사람끼리 한다.

해서 연애라는 것 자체도 살아 있는 거라, 유통기한이란 게 분명히 있다.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는데도 그 관계를 종결짓지 못 한다면

서로에게 축구공만 패쓰하는 형국으로 둘 모두 무승부를 바라고 있는 서글픈 현장이 되어버린다.

 

-위 연애 이야기는 어떤 책에서 읽은 걸 내가 기억하는 방식대로 적은 것임.

어떤 책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남.

 

-혼자 있는 외로움 보단 둘이 있을 때 외로운 게 더 고통스럽다.

이것도 인용.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 안 남.

 

-아 생각났다. 책이 아니었다. 영화였다. 일본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에서 나온 대사였지, 참. 나레이션이었던 것 같다.

 

-난 책 읽으러 간다. 옌렌커의 일광유년이란 책을 읽으러 간다.

간다고 말하지만 나의 스타벅스 자리는 요지부동이다. 나의 정신만 간다.

나는 살아내는 사람이므로.

 

-담배 피러 안 간다. 시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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